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 국가 보안 AI 모델 구축 사업자로 선정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정부가 추진하는 '특화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사이버 보안 분야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026년 9월 3일 이 같은 선정 사실을 밝혔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모에 참여한 2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발표평가를 거쳐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을 최종 수행기관으로 정했다. 발표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33개 산학연·공공기관이 모인 컨소시엄이 국가 보안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고, 정부는 10개월간 엔비디아 B200 GPU 256장을 지원하며, 컨소시엄은 자체 보유 GPU와 830TB 규모의 실데이터를 결합해 700B급 MoE 구조의 보안 특화 초거대 모델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의 진짜 쟁점은 선정 자체가 아니라 '국가 보안 AI'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델이 실제로 완성될 수 있는가다.
공격과 방어 두 갈래로 키우는 700B급 모델
개발 목표의 수치부터가 야심차다. 하이퍼클로바X와 엑사원을 기반으로 방어 역량과 공격 역량을 각각 강화한 2개의 독자 모델을 병렬로 개발하고, 최종적으로 700B(7,000억 파라미터)급 MoE(전문가 혼합) 구조의 초거대 보안 특화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탐지부터 대응까지의 전주기 대응이 목표이며, 국제 공인 벤치마크 2종으로 성능을 검증한다. 지디넷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구글·앤트로픽·오픈AI가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을 잇달아 내놓는 상황에서 10개월가량 개발에 시간을 쓰는 것이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회의적 시선도 제기됐다. 정부 GPU 지원 기간이 10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 규모와 검증 계획을 얼마나 빠르게 실행으로 옮기느냐가 이 지적에 대한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는 숫자로, 실행력은 세부 계획으로 증명해야
정부 지원은 2026년 9월부터 10개월간 엔비디아 B200 GPU 총 256장(32노드)이며, 5개월 지원 후 중간평가 결과에 따라 잔여 5개월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과기정통부는 9월 중 협약을 체결하고 GPU 지원으로 개발에 착수하며, 선정 사업자와 즉시 실무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컨소시엄은 정식 착수 전부터 자체 보유 GPU 4,000장을 선제 투입해 보안 특화 모델 사전학습을 진행해 왔고, 여기에 정부 제공분과 별개로 네이버클라우드의 B200 4,000장과 LG의 H200 256장을 추가 투입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확보한 시간을 성능 고도화와 현장 실증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디넷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아직 세부 개발 계획은 명확하지 않으며, 중간평가가 예정된 5개월간 역할 분배와 개발 계획 수립을 마치고 본격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티오리 측은 주관사가 네이버클라우드라 세부 계획은 알지 못하며 다음 주부터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샌즈랩 관계자도 주관사의 청사진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 차원의 사전학습은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참여 기업 쪽에서는 아직 역할과 범위를 조율하는 단계라는 뜻이다. 인프라 총량은 풍부해 보이지만, 33개 기관의 역할 분배가 얼마나 빨리 정리되느냐가 실제 관건으로 보인다.
830TB 실데이터와 7대 분야 실증이 갖는 무게
데이터와 실증은 이 사업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회사 측은 단일 기관이 확보하기 어려운 약 830TB 규모의 고품질 실데이터를 활용하며, 네이버클라우드·LG CNS의 운영 데이터와 함께 한전KDN·한국수력원자력·금융보안원·KISTI·LG유플러스 등 국가 기반시설과 주요 산업의 핵심 데이터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위협정보 수집부터 라벨링, 표준화, 검증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정제 기술도 적용된다. 실증 무대도 명확하다. 전력·금융·과학기술·통신·반도체·방위산업·항공우주 7대 분야의 현장 실증이 계획돼 있고, 외부망 접근이 제한되는 보안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용되도록 '폐쇄망' 특화 운영 기술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참여기관들의 역할도 데이터 중심으로 그려진다. 샌즈랩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보안 데이터 제공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고, 윈스테크넷은 방화벽·IPS 등 네트워크 보안 장비 이벤트를 수집·가공해 비식별 처리한 학습 데이터로 제공하며 Raw 패킷에서 공격 행위 특징을 추출한다고 밝혔다. S2W는 위협 인텔리전스 영역을 담당해 자체 수집·운영 중인 위협 인텔리전스 데이터로 모델 학습과 검증 과정에 참여하는데, 공개 데이터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이터의 질과 양이 모델 성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국내 보안 기업들이 가진 실측 데이터가 한곳에 모인다는 구조는 이 사업의 최대 강점으로 보인다.
오픈소스 공개와 무상 점검이라는 확산 전략
개발된 모델은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오픈소스로 공개될 예정이며, 중소기업 대상 취약점·사이버 공격 탐지 무상 점검 서비스와 네이버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국내 보안 기업 AI 서비스 상용화 지원으로 이어진다. 국가 차원의 보안 AI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 관계자는 학습용 데이터 제공 역할을 맡고 학습된 모델을 기존 제품 AX에 활용해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개발 목표를 클로드 미토스, GPT-5.6-CyberAI, GPT-5.5-Cyber 수준의 'K-미토스'라고 표현했다. 다만 구체 적용 제품과 일정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확산 전략이 실현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해 보인다. 하나는 보안 업계가 실제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수준의 모델 품질이고, 다른 하나는 중소기업들이 무상 점검을 통해 효용을 체감하고 유료 서비스로 이어지는 수요가 만들어지는 일이다. 오픈소스 공개라는 선언 자체보다, 이후 생태계가 돌아가도록 하는 운영의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남은 과제: 일정, 격차, 그리고 한국형 위협 대응
이용준 극동대 해킹보안학과 교수는 한국 안보 측면에서 독자 AI 모델을 마련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9월 착수로 빅테크 모델 대비 개발 시점이 늦은 점은 아쉽고 빅테크가 학습을 가속하며 격차를 키우는 점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한·중국·러시아 등 국가 배후 해킹 그룹의 특성을 반영하고, 반도체·에너지·방산 등 선도 산업을 겨냥한 공격과 기밀 유출에 대한 차별화된 대응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번 사업 수주는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보유한 대규모 AI 인프라와 데이터, 보안 전문 역량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국가 핵심 인프라를 지키는 AI를 우리 기술로 만들어낸다는 책임감을 갖고 사업에 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 보안 AI 모델과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컨소시엄은 평가 과정에서도 대규모 산학연 컨소시엄 구성과 복수의 에이전트·하네스 구성 등 개발 전략과 목표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종합하면 이 사업은 일정 압박과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라는 뚜렷한 리스크를 안고 출발하지만, 한국 특화 위협에 대응하는 차별화라는 분명한 기회도 함께 품고 있다. 중간평가가 예정된 5개월 안에 세부 계획과 역할 분배가 얼마나 단단하게 정리되느냐, 그리고 7대 분야 실증에서 폐쇄망 특화 운영 기술이 실전에서 검증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출처: 서울경제 영문판
교차 확인: 서울경제 국문 원문, 네이버 보도자료, NK경제(과기정통부 발표), 지디넷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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