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IBM, 달 과학용 AI 파운데이션 모델 공개
NASA가 IBM Research, 여러 학술 기관과 함께 달 과학 전용 AI 파운데이션 모델 ‘NASA-IBM Lunar Foundation Model’을 공개했다. 2026년 9월 10일 NASA Science에 실린 Rachel Wyatt의 기사에 따르면, 이 모델은 달 과학을 위해 만든 오픈소스 AI 모델 가운데 초기 사례에 속한다. 모델은 Hugging Face에 공개돼 누구나 쓸 수 있고, 전체 코드는 시험과 실험을 위해 GitHub에 올라 있다.
왜 ‘파운데이션 모델’인가
기존 방식은 크레이터 탐지, 화산 지형 분류처럼 과제마다 전용 알고리즘을 처음부터 만들고 학습시켜야 했다. NASA는 파운데이션 모델이 라벨이 없는 대규모 데이터로 먼저 사전학습을 거치고, 이렇게 얻은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짧은 미세조정만으로 여러 과학 분야에 일반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제마다 모델을 새로 만드는 대신, 한 번 잘 학습된 바탕 모델을 여러 연구에 나눠 쓰는 구조다.
NASA 본부의 수석 과학 데이터 책임자이자 수석 데이터·AI 책임자 대행인 Kevin Murphy는 NASA가 수십 년 동안 달에 관한 방대한 과학 기록을 쌓았지만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일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데이터를 더 쉽게 탐색하고 활용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며, 이번 모델은 NASA의 페타바이트급 과학 데이터에 AI를 접목했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 준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규모 데이터를 새로운 발견으로 바꾸는 것이 AI에서 보는 실질적 기회라고 했다.
17년치 달 궤도선 데이터로 학습
학습의 중심은 지난 17년 동안 달을 관측해 온 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 데이터다. 기사에 따르면 LRO 데이터는 달 표면 대부분을 자세히 담고 있고, 그 양은 NASA의 다른 모든 행성 임무 데이터를 합친 것보다 크다. 달 전체를 거의 이음새 없이 덮는 고해상도 모자이크를 확보했다는 점이 학습용으로 적합했던 이유로 꼽혔다.
모델은 이 데이터셋에서 뽑은 약 200만 장의 영상 타일로 학습됐다. 해상도 1미터의 고해상도 카메라 영상이 100만 장 이상, 해상도 100미터의 다중분광 영상이 약 96만4000장이다. 여기에 NASA의 GRAIL(중력 회복·내부 실험실), Lunar Prospector,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SELENE 등 다른 임무의 고해상도 달 영상과 지형 자료도 더해졌다.
어디에 쓰이나: 극지 얼음, 젊은 화산 지형, 크레이터
사전학습이 끝난 모델이라 연구자는 적은 양의 라벨 데이터만으로 여러 과제에 맞출 수 있다. 첫째는 극지 얼음이다. 모델은 얼음이 표면과 지하에서 안정적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을 추정하는 데 쓰인다. 영구 음영 지역처럼 어두운 곳은 수십억 년까지 얼음을 붙잡아 둘 만큼 차갑기 때문에, 이 지역 연구는 달의 역사를 이해하는 단서이자 미래 탐사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지도화할 기회라고 NASA는 설명했다. 기사 속 그림은 남극 인근 Mons Mouton의 기준 지도와 ConvNeXt 모델의 예측을 이 모델의 예측과 나란히 보여 주며, 이 모델이 기준 자료의 세밀한 분포 패턴을 상당 부분 보존한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불규칙 바다 지형(irregular mare patches)’이라 불리는 특이한 화산 지형이다. 달은 지금은 화산 활동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 지형은 비교적 젊어 보여 기존의 달 냉각 연대표에 의문을 던진다. 이를 빠르게 찾아내면 달의 열적 진화를 더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NASA의 설명이다. 셋째는 크레이터다. 모든 크레이터는 충돌로 생기기 때문에 개수와 크기를 재는 일은 달 표면의 연대를 추정하고 태양계 역사를 복원하는 데 필수적이다. 모델은 수작업보다 효율적으로 크레이터를 찾아 측정해, 과학자가 해석에 더 집중하게 해 준다.
기사에는 아인슈타인 크레이터 인근에서 스페이스X 로켓 동체가 충돌하기 전과 후의 LRO 영상을 비교한 사례도 실렸다. 충돌 후 영상은 사전학습에서 제외됐는데도 모델은 기존 크레이터와 새로 생긴 충돌 흔적을 구분해 냈다. 다만 궤도마다 조명 조건이 달라 작은 크레이터의 가시성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단서도 붙었다.
성능과 개방형 공개
NASA에 따르면 모델은 평가한 모든 과제에서 여러 강력한 기준 모델에 견줘 대등하거나 앞선 성능을 냈다. 크레이터 지도화와 불규칙 바다 지형 분할에서는 대등한 결과를, 극지 얼음 안정성 추정에서는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개발에는 마셜 우주비행센터의 Impact AI 팀이 과학임무국 행성과학부,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에임스 연구센터 과학자들과 함께 참여했다. 과학팀에는 대학우주연구협회(USRA), SETI 연구소, 메릴랜드대 볼티모어 카운티(UMBC), 하워드대 전문가도 포함됐다.
공개 범위도 넓다. 팀은 모델과 함께 기계학습용 사전학습 데이터셋과 벤치마크 모음을 내놓았고, 모델은 오픈소스 TerraTorch 도구모음에 통합됐다. Hugging Face에는 동반 논문도 올라 있다. NASA는 이를 재현 가능한 연구를 보장하고 전 세계 과학자가 모델을 만들고 비교하고 개선할 수 있게 하는 개방형 과학의 사례로 소개했다.
배경과 전망
이번 모델은 NASA 수석 과학 데이터 책임자실의 ‘과학을 위한 AI’ 전략, 즉 NASA와 IBM의 장기 협력의 일부다. 두 기관은 앞서 재난 감시·홍수 지도·작황 예측·허리케인 예측 등을 지원하는 지구 관측 모델 Prithvi 계열과, 태양 관측 데이터로 태양 플레어 같은 우주 기상을 예측하는 Surya 모델을 내놓은 바 있다. 지구와 태양에 이어 달까지 같은 방식의 모델이 생긴 셈이다.
독자 입장에서 눈여겨볼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거대한 공공 과학 데이터를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는 모델 형태로 바꿔 공개했다는 점이다. 대형 연구소가 아니어도 적은 라벨 데이터로 자기 연구에 맞게 조정할 수 있어, 행성과학 연구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극지 얼음처럼 미래 달 탐사 계획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다만 공개된 평가는 NASA와 연구팀이 제시한 과제 기준이고, 조명 조건 같은 한계도 함께 언급된 만큼 실제 탐사 계획에 얼마나 활용될지는 앞으로의 연구로 확인될 부분이다.
출처: https://science.nasa.gov/science-research/artificial-intelligence-lunar-foundation-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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